Olvi Kim
by Olvi Ki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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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저자: 아서 C. 클라크
  • 옮긴이: 김승욱
  • 출판사: 황금가지
  • ISBN: 9788982736643

image-left 2020년의 독서 시리즈 네 번째 글이자, 드디어 미술 분야를 벗어난 새로운 분야의 책이다! 기록을 들춰보니 2020년 4월 말에 읽었다고 한다. 그때 이걸 읽은 이유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. 첫째, 나에게 사놓고 안읽은 책이 참 많아서 (혹자는 나와 같은 케이스를 두고 출판계의 빛과 소금이라고 하더라 ㅋㅋ) 그 중 골라 읽고 싶었고, 둘째, 현재 사용하는 IT 기술을 예견한 소설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어 어떤 기술이 등장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.

내가 읽은 책은 2014년 11월에 나온 1판 6쇄이다. 이 버전에는 본 내용이 시작되기 전에 추모의 글-스탠리에게, 새 천년 판의 서문, 그리고 서문 이렇게 세 가지의 서문이 있다.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이 부분부터 읽자니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. 나는 이 책에 대해 아무 사전 지식이 없는 상태로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서문부터 이해가 되지 않아 탁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. 그래서 책 정보를 좀 찾아보게 되었는데 그 이후 서문을 읽으니 좀 더 이해가 쉬웠다.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일 뿐, 완전히 이해가 된 것은 아니었다. 나중에 책을 다 읽고 나서 이 부분을 다시 읽으니 이해가 되었는데, 그런 의미에서 추모의 글-스탠리에게새 천년 판의 서문은 본 내용 이후, 책 말미에 넣었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.

난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요약하여 이 글에 소개할 생각은 없다. 전반적인 내용 및 결말까지 모두 알고 싶다면 위키백과에 있는 <2001: 스페이스 오디세이> 페이지개요를 보길 권한다.

이 책은 총 6부로 나뉘어져 있다. 그런데 전체 분량 중 절반을 차지하는 1부부터 3부까지는 좀 지루한 감이 있다. 서평을 찾아보니 나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. 위에 소개한 위키백과의 개요 내용이 935자인데, 그 중 20%에 해당하는 처음 190자가 1부에서 3부 내용이다. 그 정도로 1~3부 내용이 없다. 하지만 앞으로 나올 내용에 대한 단단한 배경이 되므로 버릴 수도 없는 내용이다.

이 산을 잘 넘어가면 4부부터 속도감이 나고 매우 재밌다. 이때부턴 정말 신나게 읽었다. 이런 류의 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에게는 뻔한 전개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1968년 작임을 감안하면 그 시절로선 꽤 혁신적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고. 아니 그런 걸 떠나서 일단 흡입력이 매우 좋아서 난 맘에 들었다.

5부는 주인공의 삽질 내지는 투쟁기라고나 할까. 이 부분에서는 영화 <마션>이 떠오르기도 했다. (화성에서 감자를 키운다는 뜻은 아니다.)

6부는 결말 부분인데 영화 <인터스텔라>가 떠올랐다. 실제로 그 영화가 이 책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. 아래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.

이 소설의 영화 버전이 아니더라도 영화 <인터스텔라>를 본 사람이라면 6부를 볼 때 아마 장면이 연상될 수도 있을 것 같다. 일단 내 경우는 그러했다. 인터스텔라의 일부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마치 그 상황에 있는 듯한 느낌. 소설 자체의 내용도 좋았지만 그 느낌이 유난히 좋게 남았다.

앞에도 언급했듯이, 사실 이 소설에는 IT 분야 종사자 혹은 그쪽에 관심 많은 사람이 흥미를 느낄 내용이 많다. 이 소설에 등장한 기술 중 현실이 된 것은 AI, 영상통화, 태블릿 PC, 생체인증 등이 있다. 그 외에 아직 실현되지 않은 것도 있는데 앞으로 그것들이 현실이 될지 지켜볼만한 포인트다.

참고로, 이 소설에 등장하는 HAL이라는 AI의 이름이 IBM에서 유래했다는 루머에 대해 새 천년 판의 서문에서 부정하고 있다. 나야 작가가 그렇다고 하니 알겠다는 입장이지만, 어차피 IBM 설을 믿는 사람은 뭐라 말해도 그게 팩트라고 하지 않을까?